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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와 주거구독 서비스 현황사회복지 2023. 5. 9. 15:45
지금보다 풍요롭지 못하던 과거에는 지니고 있는 물건을 통해 자신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물건이 아닌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출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많은 걸 소유한 사람이기보다는 다양한 것을 경험해 본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물건을 통해 얻는 효용을 누리고 경험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물건 자체를 소유하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소유'보다 '경험'이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물건을 사지 않는 시대가 왔다. 구독 서비스는 '일정액을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즉, 일정 주기를 가지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속적인 계약의 형태이다. 최근 새롭게 등장하는 구독 서비스는 이러한 기본 정의에 플러스알파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고객의 만족도를 제고하고 있다. 새로운가치는크게 '큐레이션, 맞춤, 경험' 세 가지로구분할수 있다. 새로운구독 비즈니스는 제품 및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드는 고객의 수고를 덜어준다거나, 경험을 확장하는 등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 고객은 이러한 가치에 매력을 느끼고 물건의 '구매'에서 '구독'으로 소비 형태를 전환하고 있다(정희선, 2021, pp.6-9).
큐레이션(Curation) 맞춤(Custumization) 경험(Experience) 의미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골라줌으로써 선택에 따른 수고와 시간을 줄여줌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오직 나만을 위한 상품을 만들어 줌 구독서비스를 통해 경험을 확장하고,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다양한 제품이나 비스를 경험하는 것이 가능 예시 나의 취향이나 체형에 맞는 스타일의 옷을 골라 매달 보내주는 서비스, 와인을 좋아하지만 종류가 너무 많아 무엇을 마셔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전문가가 엄선한 와인을 매주 배송해주는 서비스 나의 헤어 상태를 진단해 최적의 샴푸를 제조하고 배송해주는 서비스, 나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찾아 영양제를 만들어 주거나 최적화된 레시피의 식품을 제안하는 서비스 매달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델의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한 자동차 구독서비스, 매달 다른 곳에서 살아볼 수 있는 거구독 서비스 취향에 맞춰 골라주고 자기만의 경험을 제공하는 구독경제의 특징을 주거 분야에도 도입하여 주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의 ADDress, 하프(HafH), 호스텔라이프(Hostel Life)를 비롯하여 국내에도 '한달살기' 여행 트렌드와 맞물려 '리브애니웨어', 숙박큐레이션 플랫폼 '스테이폴리오', 살고 싶은 동네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일상 '유휴',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숙박시설로 재탄생시킨 '다자요' 등이 있다.
1. 일본의 주거구독 서비스 ADDress
ADDress는 일본의 빈집 문제에 대한 접근을 새로운 업무방식 확산과 얽매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주목하여 개선하고자 하였다. 빈집을 포함한 유휴 부동산을 활용해 농촌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에게 임대하고, 동시에 다거점 거주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제안 및 실현을 통해 빈집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DDress는 서비스 개시 초 30명의 회원을 모집하는 데 약 1,000여 명이 몰리며(高島知子, 2021) 관심을 끌었다. 이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2020년에만 회원 수가 6배가량 급증하였으며,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프리랜서와 같은 개인사업자뿐 아니라 일반 회사원 사이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이 늘었다. ADDress의 서비스는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20~30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구독제를 통해 원격근무 등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정해진 구독료(월 4만 엔에서 8만 엔)로 ADDress가 운영하는 전국의 주거공간 어디에서든 거주 가능하며, 구독 서비스의 유형에 따라 다르나 한 공간에서 최대 한 달간 거주가 가능하다. 2021 년을 기준으로 일본 전역에 약 200채의 주거공간을 운영 중이며, 바닷가 소도시의 전통 주택부터 도쿄 신주쿠의 역세권 아파트까지 다양한 조건의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단기 숙박시설이 아닌 주거공간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주로 빈집(4DK 원칙) 전체를 활용(전대, 부동산계약방식)해 공간을 조성하며 침실, 부엌, 공용공간마다 갖추어야 할 표준 가이드를 두고 있다.
ADDress는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최대한 갖추어진 거주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이에 따라 서비스 주택이 위치하는 지역에서 주택관리 및 생활지원 역할을 하는 관리자(야모리, 家守)를 두어 예약 및 안내, 청소 및 관리, 지역 생활 가이드 등 자칫 낯설 수 있는 곳에서의 거주를 지원한다.
2. 국내 주거구독 서비스의 특징
우리나라에서 주거구독 서비스는 워케이션이나 근무지 이동에 따른 수요보다는 아직까지 대표적인 휴양지역에서 '한달살기' 서비스로 대표된다. 도시의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쉼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여행의 트렌드 중 하나인 '한달살기'는 코로나 시대 비대면 상황과 맞물려 더욱 유행하게 되었다. 제주도, 남해, 양양, 속초 등의 바다와 섬지역의 풍광과 여유를 즐기는 MZ 세대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아직까지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람들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각 서비스의 특징이 있다.
1) 리브애니웨어
총 20억 원의 투자금을 가지고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으나 구글과 애플 앱 다운로드를 합하면 총 다운로드 수가 60만 회를 상회하고 있으며, 숙박 앱 중 한달살기 키워드로만 한정하여 봤을 때 1등을 차지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과 함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국내 숙박 앱 중에서 유일하게 (전자)임대차계약서가 작성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예약자의 신뢰도가 높으며 합법적 이고 투명하게 서비스를 제공하여 집주인과 이용객 모두 만족하고 있다. 주 이용층은 30, 40대 여성이며,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국내 한달살기 숙박 앱 중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2년 1월 이미 작년 매출(23억 원)을 넘어섰다.
2) 스테이폴리오
호텔과 모텔, 펜션 일색이었던 국내 숙박 업계에 'STAY' 개념을 알리는 데 일조한 숙박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스테이폴리오(Stayfolio)'가 있다. 스테이폴리오는 유휴 부동산을 리모델링하여 자산가치를 유지하거나 높이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첨단 IoT 기술을 접목하여 원격 및 실시간으로 주택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IoT 기술을 활용한 원격 무인 시스템(스테이바인더, staybinder)으로 문단속 확인과 게스트의 입실 알림, 냉난방과 조도 조절, 창문과 커튼 블라인드 조절, 가구와 서랍 여닫음까지 숙소에서 일어나는 상세한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으며, 전력 공급 원격 제어로 화재를 예방하고 전력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지역에 상주하며 청소와 기타 관리 업무를 하는 매니저도 운영하고 있다.
3) 유휴
"살고 싶은 동네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일상 빈집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소도시와 지방에서 입주 가능한 빈집 정보를 큐레이션하여 제공하고 있다. 남해, 제주, 속초, 여수 등 살고 싶은 동네의 빈집 자원을 활용하여 생활에 필요한 가구와 집기 등이 구비된 세련되고 편안한 집을 서비스 상품으로 제시하고 있다. 2020년 4월 경남 남해군의 빈집을 활용한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속초에 10 호점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주택 유형은 단독주택, 오피스텔,레지던스, 아파트 등 다양하며 1 주일 기준으로 70만 원에서 100만 원 비용으로 거주가 가능하다. 오피스텔과 레지던스를 제외하고 제공하는 공간은 방 3개 이상, 화장실 1개 이상이다.
4) 미스터멘션
미스터멘션은 2016년에 서비스 오픈 이후 매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기업으로, 에어비앤비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스터멘션은 도시재생 지역과 인구 소멸 지역에 있는 유휴시설(빈집) 숙소들을 재생시키고 일주일, 보름,한 달 살기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4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제주도 2,500개, 내륙 1,700개, 태국 300개 이상의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과 기관의 워케이션에 대한 문의가 많은 상황으로, 국내 기업들의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휴가, 출장 등으로 숙소가 필요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복지 차원의 숙소를 운영·지원하고자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2,000개 회원사의 임직원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워케이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이현남, 2022).
출처 : 건축공간연구원(auri) / 원격근무 시대의 주거구독 서비스 현황과 전망 / 박석환, 성은영, 변은주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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